응답하라 1994, 1~6회 좋았던 대사,장면들.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소개글에 이어 좋았던 대사와 장면들을 1회부터 6회까지 갖추려 봤습니다. 대사를 읽으며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때의 기억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하숙을 해 본적도 드라마처럼의 일상의 추억이 있지는 않지만 그런 풍경들이 좋아보였습니다. 그런 일상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드라마의 장면들을 다시금 들여다 보기로 합니다. 이제부터 응답하라 1994의 그시절로 들어가 볼까 합니다.
<삼천포>
서울의 첫번째 밤, 그 포근하면서도 서걱 거리던 이불에 감촉과 뜨거우면서도 서늘했던 그밤의 공기를 난 아직도 기억한다.
1994년의 서울이란 내게 딱 그랬다. 분주하지만 외롭고 치열하지만 고단하며 뜨겁지만 차가운 도시 그리하여 정말 속을 알수 없는 도시. 우린 당당히 서울 시민이 되었지만 아직.. 서울 사람은 될 수 없었다.
<나정>
도시도 사람도 모든게 두려웠던 스무살의 서울.
그 낯선 땅에서 우리가 이방인이 아닐수 있었던 유일한 안식처는 우리집, 바로 이곳.. 신촌 하숙뿐이였다.
상상도 못한 일들이 가능했던, 그곳은 서울특별시였고 우린 스무살이였다.
<삼천포>
서울로 올라온지 이제 열흘.
이십 평생동안 한번도 만난적 없던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고 같은 화장실을 쓰며 난생 처음 만난 녀석과 살 부되며 잠을 잔다. 낯선 도시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사는 낯선 집. 어느날 문득 찾아온 스무살 봄처럼 내겐 아직 낯설기만 한 이곳.
우리들의 첫번째 서울집, 신촌 하숙이다.
<삼천포>
엄만 내 서울 생활이 못내 걱정이다.
부모님 하고도 한방에 자 본적 없는 내게 룸메이트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것도 세상에 태어나 처음 본 전라도 사람.
하고 싶은것도 궁금 한것도 많은 친구, 이녀석이 요즘 미쳐 있는것이 하나 있다.
이탈리아 물의 도시 베네치아다. 한메 타자교실 베네치아, 우리가 밤마다 잠들지 못하는 이유다.
(해태) "돌이킬 수 없는 실수 하지마라, 깜깜하다고 눈에 뵈는게 없냐?"
(삼천포) "니나 하지마라, 돌이킬 수 없는 실수!"
(삼천포) "4명이니까 1인당 5개씩, 4x5=20..스무개요!"
(해태) "야 쫌생이 새끼야, 1인당 열개씩은 먹어야지.. 우리 비스켓 40개요"
삼천포와 해태의 난생 첫 미팅, 숙대 '무역'학과와의 미팅은 그렇게 망.했.다.
<나정>
나에겐 오빠가 하나 있다.
어릴적 나의 꿈은 오빠와 결혼 하는것이였다.
나에겐 오빠가 하나 있다.
그리고 오빠에겐 소꼽 친구가 하나 있다.
우리 셋은 언제나 함께였다.
그러던 어느 봄날, 마치 거짓말처럼 내 사랑하는 오빠가 멀리..아주 멀리 떠나 버렸다.
그리고 그날 이후, 오빠 친구는 우리 오빠가 되었다.
나에겐 오빠가 하나 있다.
어릴적 나의 꿈은 오빠와 결혼 하는것이였다.
내 머릴 스다듬던 오빠의 손, 오빠의 숨소리, 오빠의 냄새..
오빤 분명 그대로였는데 그날 난 오빠가.. 낯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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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버릇, 익숙한 일상 그리고 익숙한 사람이 어느 순간 낯설어 지는건 딱히 혼란스러운 일만은 아니다.
어쩌면 그건, 새로운 일상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은밀한 신호일지도 모르니까.
<나정>
"이 다섯 남자중에 내 남편이 있다 ! "
(나정) "김경호도 여수 아니야?"
(해태, 윤진) "김경호는 순천"
(나정) "유노윤호도 걔도 전라도라던데?"
(해태, 윤진) "유노윤호는 광주"
(칠봉) "난 옛날부터 이게 젤 신기하더라. 시골 애들은 어떻게 그걸 다 외우냐?"
(삼천포,해태,윤진,나정) "시골 아니거든!"
* 1994년 어느 봄날 MT때에도 '시골'이라 무시하는 서울 친구들에게 반론했던 기억들..
<나정>
우린 X세대다. 물론 지금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무장한 또다른 신인류에 밀려 모두 멸종 해 버렸지만 내 스무살에 우린 인류 역사상 최첨단의 문명을 소비하는 신인류였다.
PC통신으로 사랑을 찾고 삐삐로 마음을 전하며 음성 메세지로 이별을 통보하던, 우린 역사상 가장 젊은 인류였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신인류에 설레고 가슴 뛰는 이유는 삐삐도 스마트폰도 최첨단의 그어떤 유행 때문도 아니다.
젊음은 서툴고 투박해야 하며 사랑은 해맑고 촌스러워야한다.
그것이 내 스무살의 사랑이 설레고 가슴 뛰게 기억될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이다.
내 나이 스물. 나는 지금 서툴고 촌스런 사랑을 시작한다.
(나정) "내.. 오빠 좋다... 내 니 좋아한다고...오빠 좋아한다. 사랑한다"
(쓰레기) "..........가시나... 죽을라고. 내 오늘 만우절인줄 모를 줄 알고?
아우 ~ 식겁아. 순간 진짠줄 알고 얼마나 놀란줄 아나?"
하필이면 만우절이였다. 거짓말 같던 죽음도, 거짓말이 되버린 고백도 하필 그랬다.
누구하나 거짓을 말한 사람도 없었고 그래서 누구하나 속은 사람도 없었지만 거짓말에 속은 만우절 바보 보다
천만배는 더 처참한 만우절이였다. 때때로 현실은 거짓말 보다 잔인하다.
(해태) "언릉 뭐드냐? 언릉 드가서 미안하다고 하랑께. 야, 니가 자 죽였어. 빨리 미안하다고 해, 빨리"
(삼천포) "진짜 나 말 못한다"
세상 죽어도 하기 힘든 말들이 있다. 내 사랑하는 이들에게 차마 하기 힘든 말들이 있다.
나로 인한 상처들에 변명해야 할 때. 그리고 ... 아직 준비 안된 그들에게 진실을 전해야 할때.
음식 상한것 먹고 탈났다고 윤진 탓을 했던.. 내내 윤진이 눈치를 보던 말만 거칠었던 해태와 삼천포.
(삼천포) "그..이따 아이가... 미안하다... 아까는 내가 좀 그랬재? 내 성격이 좀 그렇다.
니도 알낀데. 근데 내가 진짜 니한테 나쁜 의도가 있어서 그런건 아니다. 미안하다"
어렵게 사과한 삼천포는 서태지가 준 꼬깔콘을 천진난만하게 먹다가 또 윤진에게 매를 번다.
<쓰레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차마 받아 들이기 힘든 진실을 들려줘야 할때..차마 죽어도 하기 힘든 말을 건네야 할 때..
딱 한가지만 생각하면 된다.
그 어떤 긴긴 말 보다도 그 어떤 말 주변 보다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눈빛, 그 하나면 충분하다.
(나정) "근데 엄마 갱년기인건 우째 알았는데? 엄마가 그러드나?
(쓰레기) "내가 또 여자 마음은 기가 막히게 잘 안다 아이가. 귀신이다, 귀신. 내는 못속이지"
(나정) "니 뽕이다"
* 쓰레기가 자꾸 신경 쓰이는 나정인데..정작 나정 마음 몰라주는 쓰레기.
<나정>
서울 생활 4개월차. 대학 첫 여름방학이 다가올 무렵..우리는 친해졌고 가까워졌고 익숙해졌다.
그리고 딱 그만큼 미안함은 사소해졌고 고마움은 흐릿해졌으며 엄마는 당연해졌다.
1994년 초여름에 일상은 그렇게 엄마를 잔인하고 깊게 할퀴고 있었다.
엄마는 아팠다.
(해태) "어~이 친구야. 작년에 수능 보는날 있잖애. 8월에 한번, 11월 한번. 너 그 이틀 기억나냐?
(나정) "응, 여름엔 억수로 덥고 겨울엔 엄청시래 춥던데.
(해태) "그날, 우리 엄마가 나한테 그러더라. 인자 앞으로 니 인생에 이라고 큰 시험은 없을라니까 오늘만 잘 넘기면은
니 인생은 탄탄대로라고. 근데 그거시 순 공갈이였다니까. 매일 매일 사는것이 시험이고 고난이다. 특히 내 여자친구는 매일 날 시험에 들게 한다니까. 자.. 문제 내께 맞춰봐. 사귄지는 3년이 넘었고 남자친구는 서울에, 여자친구는 순천에 있어. 근데 순천에 있는 여자친구가 나날이 의심이 늘어가. 맨날 전화 해 갖고, 어제 뭐했냐? 너 지금 뭐하냐? 내일 뭐할거냐.
막 그냥 남자를 피 말려 죽일려고 그래. 이럴때 이 남자의 올바른 태도는 뭘까?
보기 줄께 1번, 공부고 뭐고 다 때려 치우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아니면 2번, 나도 승질을 내갖고 승깔이 있는거라고 보여준다. 도대체 정답이 뭘까? 정답이 뭐냐고?"
(나정) ".... 밥 먹고 생각해 보면 안되나?"
*고민에 진지 모드의 해태와 달리 '꼬르륵' 배속의 소리로 대답하는 나정.
(나정) "올바른 너의 행동은 금요일도 아니고 토요일도 아니다.. 여자친구 이름이 뭔데?"
(해태) "애정이"
(나정) "애정아.. 너무 보고 싶은데 어떡하지?"
(해태) "염병~ 아 뭔 헛소리여?"
(윤진) "니 여자친구는 니가 금요일에 오든, 토요일에 오든, 내년에 오든, 아무 상관이 없당께.
니 여자친구가 원하는건 요일이 아니라고 이런 등신아"
(나정) "예를 들어줄께. 자, 내가 이사를 했어. 근데 새집이야.
문을 닫으면 페인트 냄새가 심해가 머리가 깨질것 같은데 그렇다고 문을 열면 매연이 들어와 계속 기침이 난다, 콜록콜록.
이때 남자친구가 들어왔어. 내가 물었지, 자기야? 오늘 이사 했는데 문을 닫으면 페인트 냄새가 심해가 머리가 깨질것 같고
문을 열면 매연 때문에 죽을것 같은데 어떡하지?.
문을 여는게 좋겠나? 문을 닫는게 좋겠나? ..이때 남자친구의 올바른 대답은?"
(삼천포) "그래도 차라리 매연이 낫지 않나?"
(해태) "아니지, 문 닫고 페인트가 낫지"
(빙그레) ".....매연이 맞나 본디?"
(나정) "둘다 아니다. 정답은.. 괜찮니? 병원 가야되는거 아이가?"
(해태) "지랄을 한다, 지랄을. 뭔 뻘소리야 그게?
지가 문을 열것인가 닫을것인가 물어봐 놓고는 뭔 염병할 소리하고 앉았대?"
(나정) "문이 중요한게 아니라니까? 그전에 내가 아프다, 냄새 때문에 죽을것 같다, 이게 포인트라고"
(해태) "염병~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잡고 물어봐 봐라. 지가 문을 열것인가, 닫을것인가 물어본 여자한테 시방 괜찮냐? 라고 답하는 사람 누가 있겄냐? 내가 장담하는데 대한민국에서 그거 제대로 답하는 남자 한명도 없을것이다.
있으면 내가 우리집 버스 싹 다 걸어버링께"
*금요일 생일인 해태의 여친, 금요일은 시험이라 못내려가기에 토요일 내려간다지만 생일도 아닌데 뭐하러 내려 오냐는 반응에 고민한다.
여자의 심리를 전혀 모르는 해태와 삼천포, 빙그레에게 '문'이 중요한게 아니라 해도 납득이 안가는 세남자, 특히 해태.
(쓰레기) "................ 문을 열어야지!"
* 쓰레기 대답에 환호하는 해태와 빙그레, 삼천포. 반면 실망스런 나정과 윤진.
(윤진) "야, 나정이 방에 페인트 칠을 했어.
문을 닫으면 냄새가 겁나 심해 머리가 아파불고, 근데 또 문을 열면 매연이 들어와 기침이 난데 그럼 문을 열까? 닫을까?"
(칠봉) ".............................................글쎄.. 그래도 닫는게 낫지 않나?"
(삼천포,해태,빙그레) "남자다. 남자 맞네. 칠봉이도 남자였어. 남잔겨"
(칠봉) "근데 너 괜찮냐?"
*역시 서울 남자는 달랐다.
시골남자들의 표정이 일순간 변하고 윤진과 나정의 얼굴이 밝아지며.. 해태의 버스는 나정의 것이 되는 순간.
<나정>
세상 모든 관계는 모두 익숙해지고 결국엔 당연해진다.
선물에 가장 강력한 힘은 그 익숙하고도 당연한 관계를 새삼 다시 설레고 감사하게 만들어 주는것이다.
선물을 고르고 카드 문구를 고민하며 그에게 마음을 쓰는 사이, 어느새 그사람은 내게 다시금 새삼스러워진다.
그리고 그 마음이란, 반드시 전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익숙하고도 당연한 관계가 급기야 무뎌지고 퇴화된다면 이젠 그 어떤 선물도 뒤늦은 노력도 의미 없다.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하고 베란다 귀퉁이에서 바짝 시들어 버린 난초에게 때늦은 물과 거름은 소용 없는 일이다.
관계가 시들기전에 서로가 무뎌지기전에 선물해야한다...마음을 전해야한다.
<나정>
present, 라는 영어 단어에는 두가지 뜻이 있다. 선물 그리고 현재.
어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은 현재, 지금 바로 눈앞에 시간이라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비록 늘 투닥거리고 지지고 볶아됐지만 함께 기대며 살 부대며 행복했던 시간들..
1994년 우린 선물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좋았던 대사, 장면의 첫번째 이야기였습니다. 다시 글을 정리하며 읽어보니 여전히 아련하고 좋았던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좋은 그시절 그청춘에 함께 하니 좋았습니다. 종영한지 다소 시간이 흘렀지만 기분좋은 기억을 다시끔 꺼내 보았던 응답하라 1994의 좋았던 대사와 장면들은 여기까지였습니다. 곧 두번째 이야기도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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