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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by yoon7story 202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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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이도우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표지도 여러번 바뀌며 새롭게 나오기도 했었는데 작가의 수정본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제가 읽은 책, 소장하고 있는 책은 여러해가 지난 책입니다.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또한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문은 오랫동안 있었는데 아직 소식이 없는걸로 보아 드라마 제작은 무산된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었던 장편 소설속 공진솔과 이건의 좋았던 글들을 간추려 담아봤습니다.  드라마로 제작되어도 재밌을것 같은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라 생각듭니다.

 

'지난 9년간 경험으로 봤을 때 그저 편한 프로듀서는 단 한명도 없었다.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리도 없다,라는게 만고불변의 진리라는 라디오 작가 공진솔.'

'진심으로 이러나, 부러 이러나 싶죠? 진심이니까 안심하고.
잘맞춰봅시다. 나, 편한 피디니까... 전혀 전투적인지 않은 라디오 피디 이건.'

 

 

 

 

지나간 사랑은, 돌이켜봐도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였다. 

정말 사랑이었나? 아니었나?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닌것 같기도 했다.


다시,두근.

저런 사소하고 의미 없는 농담에 심장이 두근거리다니 조짐이 좋지 않았다.
누구 마음대로 저렇게 바라보고 웃음 주는거야? 나빠, 나쁘다고...


툭툭 대수롭지 않은 척 말해도,

전달하고자 하는 뜻이 액면 그대로는 아닌 남자.
그녀도 불필요한 오해는 하지 않는다. 다만 윤곽을 드러내는 자신의 감정이 당혹스러운 거였지...


"당신 파울이야"

그의 말이 따끔따끔한 파편이 되어 그녀에게 아프게 박혔다.


없었어요.

해서도 안 되는 거고. 두 사람뿐만 아니라 누구한테도.
당신이 처음이고, 아마 마지막일 거예요.


두 사람 서로 사랑하지. 

나도 알아요. 하지만 선우는 여전히 뜬구름이고, 애리는 기다려.
언젠가 그 애가 나한테 말한 적 있었죠.
십 년이 백 년처럼 느껴지는 기분 알아? 선우를 사랑해온 지난 십 년이 나한테 그래, 라고.
난 다만, 지켜보면서 견디는 거지. 그녀석이 울지 말라고 했다는데 나까지 막아버릴 순 없으니까.


처음 눈에 들어온 글귀가 그거였지.

 '연연하지 말자'.
그리고 그 밑으로 빼곡히 글자들이 적혀 있는데, 연연하지 말자면서 챙길 목표는 잔뜩 써놓은 당신이 웃기기도 하고 ...

좀 궁금해졌죠. 이사람하고 친해지면 심심하지 않겠다 싶었어요.


지금이라면... 

아직 감정이 더 무르익기 전인 지금이라면, 건을 좋은 친구처럼 대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서로 느낌이 통하고 마음도 잘 맞는 그런 사이로.
그 편이 서로에게 안전하고 치명적인 내상을 입지 않아도 되니까.


그게 무슨 대수라고 내마음이 이럴까.

무슨 세기의 비밀도 아니고, 낭만적인 맹세나 은밀한 약속도 아닌 것을.
나한테 그 말을 했을 땐, 그는 순간적인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거야.
처음 고백하는 것처럼, 그때 그 마음은 그랬을 거야.
그렇지만 왠지 서운한건 무슨 까닭...? 이성은 그렇게 속삭였지만 감정은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이상한 사람. 

하루에도 몇 번씩 미웠다 고왔다 하는 사람.


갈수록 그와 좋은 친구가 되고 있음을 느꼈다. 

이걸로 충분하다, 그이상은 욕심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마음 한편 조금은 쓸쓸하기도 했다.



무슨 뜻일까. 

가끔 그가 툭툭 던지는 알 수 없는 말들.
그저 별 뜻 없이 지나치는 농담인지는 몰라도 그녀에겐 밤늦노록 돌이켜보게 하는 말이 되기도 한다.

 

 


넌, 늘 춘향 같은 마음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그와 같이 있으니 분명 설레는데, 

그러면서도 아주 아늑하고 조금쯤 행복하기도 했다.
그리고...서글펐다. 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서글픈 이유 따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지 않았다.
그냥 지금이 좋아서, 이대로 고요히 두고 싶은 기분.



지금 내 마음이 ...

당신을 대할 때마다 느끼는 이런 마음이, 사랑일 거라고 생각해요.

 

기다릴께요. 당신 감정 알게 될 때까지.

길게는 아니고...짧으면 몇달, 길어도 많이 길지는 않을 거예요. 당신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닌 것 같다 그러면...나, 정리할 수 있어요. 오래는 안 걸려요.

 



시간을 조금만 줄래요? 

잠시, 정리할 시간 같은거. 내 마음... 들여다 볼게요.
사랑이 뭔지는 모르겠지만...이런게 사랑이 아니면 또 뭐란 말이야.

 

꼭 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다시 생각했다.

그게 꼭 중요한 건 아니라고.
사랑에는 여러 모습이 있고, 모든 사람의 사랑이 다 같은 모양, 같은 색깔일 수는 없을테니까.
건에겐 그의 보폭과 속도가 있는 거라고 믿고 싶었다.



추억이란, 

사라지는 풍경이란, 그 자체로만 남는 것은 아니니까.
그때 함께한 사람으로 인해 남는 것이기도 하니까.


너, 차라리 나한테 와라.

순간의 진심이였겠죠.



좋은 사랑 할 거예요. 

사랑해서 슬프고, 사랑해서 아파 죽을것 같은 거 말고...
즐거운 사랑 할 거예요.. 처음부터 애초에 나만을 봐주는 그런 사랑이요.

 


어쩌면 이리, 쉬운 일이 하나도 없을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잊는 것도 죄다 어렵다.
만만한 일이 뭘까, 세상에서.

 

왜 내가 그립냐고.

그는 그냥, 이라고 했다.
그래서 진솔은 사랑이라고 믿지 않았다.
지금은..그녀도 그가 그리웠다. 그냥, 그리웠다.


나 사랑하는 게 정말 힘들면... 

사랑하지 말아요.
내가 당신한테 아무 위로도 못 됐다는 거 아니까.
도망가지만 말아요. 내 인생에서.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서로 부딪치는 사랑, 동시에 얽혀 있는 무수한 사랑들.
어느 사랑이 이루어지면 다른 사랑은 날개를 접어야만 할 때도 있다.
그 모순 속에서도 사랑들이 편안하고 아침을 맞이하고, 눈물 흘리더라도 다시 손 붙자고
밤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건 무슨 마음인지.
무사하기를. 당신들도 나도, 같이.


당신 말이 맞아.

나, 그렇게 대단한 놈 아니고... 내가 한 여자의 쓸쓸함을 모조리 구원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않아.
내가 옆에 있어도 당신은 외로울 수 있고, 우울할 수도 있을 거예요.
사는데 사랑이 전부는 아닐 테니까. 그런데...


갑자기 당신이 문 앞에 서 있었어요.
그럴 땐, 미치겠어. 꼭 사랑이 전부 같잖아.

 

 

책소개.

 

2004년 첫 출간 이후 누적 110쇄를 돌파하고,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며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롱 스테디셀러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누군가에겐 추억으로, 누군가에겐 현재진행형으로, 오랫동안 곁을 지켜온 이 이야기가 작가의 공들인 수정 작업을 거쳐 전면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다.
라디오 작가 공진솔은 평소 ‘연연하지 말자’가 인생 모토. 마음이 심란할 때 연필 몇 자루를 깎는 소소한 취미를 가졌고 세상과 사랑에 큰 기대없이 살아가려고 애쓰지만, 개편을 맞아 새로운 피디 이건과 프로그램을 함께하면서 인생 목표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저 자신의 삶을 꾸리며 평온하게 살고 싶을 뿐이었는데. 그런 진솔의 울타리를 매번 부드럽게 노크하며 문밖으로 불러내는 듯한 건을 마냥 외면할 수가 없다.
30대 초중반, 적당히 쓸쓸하고 마음 한 자락 조용히 접어버린 이들이, 그럼에도 ‘다시 한번 사랑해보기로 하는’ 따스한 이야기. 서로의 청춘, 일터, 지나간 감정과 다시 찾아온 사랑의 마음을 행간을 따라 읽다보면, 어느새 기억 저편에 잊고 지내던 아날로그 감성을 되찾게 한다.

 

재미있게 읽었던 장편소설의 좋았던 글을 간추려봤습니다. 잘 보셨다면 공감♥ 꾹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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